빨리빨리는 방향이 아니다 — 속도가 숨기는 가장 비싼 착각
한국에 처음 가 본 외국인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는 농담이 있다. 배달도 빠르고, 인터넷도 빠르고, 결정도 빠르다. 나는 그 속도가 부럽다. 내가 사는 휴스턴에서는 수도 공사 하나에 석 달이 걸린다. 그런데 사십 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 속도는 방향이 맞을 때만 자산이다. 방향이 틀렸을 때 속도는 손해를 더 빨리, 더 크게 만드는 장치가 된다.
나는 그걸 주식으로 배웠다. 기술주 하나에 이만칠천 달러를 넣었고, 빠르게 움직였다. 차트를 보고, 뉴스를 보고, 매일 확인했다. 바쁘다는 느낌이 곧 잘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문제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단 한 번도 종이에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돈을 잃는 데는 몇 주면 충분했다. 빠르게.
바쁨은 진행의 증거가 아니다
사람의 뇌는 움직임을 진전으로 착각한다. 메일함을 비우고, 회의에 들어가고, 단톡방에 답을 하면 하루가 꽉 찬다. 저녁이 되면 피곤하고, 피곤하니까 무언가 했다고 믿는다. 그런데 일 년이 지나고 나서 물어보면 대답이 궁해진다. “올해 내 삶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바쁜 사람일수록 이 질문에 약하다.
리얼리티 코드에서 나는 이것을 활동과 성취의 차이라고 부른다. 활동은 느낌을 준다. 성취는 결과를 남긴다. 둘은 자주 같은 옷을 입고 다니기 때문에 구분하려면 멈춰서 봐야 한다. 그리고 ‘빨리빨리’ 문화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이 바로 멈춰서 보는 것이다.
속도를 내기 전에 물어야 할 한 가지
질문은 단순하다. “이 방향으로 십 년을 가면 어디에 도착하는가?” 지금의 직장, 지금의 지출 습관, 지금의 관계, 지금의 몸 상태를 십 년치 곱해 보라. 그 도착지가 마음에 들면 속도를 올려도 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속도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더 빨리 도착하게 할 뿐이다.
나는 학교를 운영하면서 수백 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가장 빨리 자격증을 딴 학생이 가장 잘된 학생은 아니었다. 가장 잘된 학생은 “나는 이 자격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 학생은 느려 보였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았다.
느리게 결정하고, 빠르게 실행하라
빨리빨리를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순서를 바꾸라는 말이다. 방향은 느리게, 실행은 빠르게. 대부분은 반대로 한다. 방향은 남이 가는 쪽으로 즉시 정하고, 실행은 “다음 주부터” 미룬다. 그러면 남의 목적지에 늦게 도착한다. 최악의 조합이다.
현실은 당신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에 관심이 없다. 현실은 당신이 어디로 움직이는지에 따라 청구서를 보낸다. 나는 그 청구서를 이만칠천 달러짜리로 받았다. 당신은 더 싸게 배우길 바란다.
실천
- 지금 당신의 하루를 그대로 십 년 반복하면 도착하는 곳을 세 줄로 적어 보라. 돈, 몸, 관계.
- 이번 주 가장 바빴던 날을 골라라. 그날 한 일 중 일 년 뒤에도 흔적이 남을 일을 표시하라. 몇 개인가?
- 올해 가장 큰 결정 하나를 꼽아라. 그 결정에 쓴 시간과, 그 결정을 실행하는 데 쓴 시간을 비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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